"우리 그냥 깔끔하게 합의이혼서 작성하고 끝내자"

과연 깔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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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와 이혼하기로 서로 동의하고

재산분할, 친권 및 양육권 등에도 합의가 끝나셨나요?

이대로 끝내도 만족스러운 이혼이 될 것 같으시면

더 이상 이 글을 보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애매'하거나,

합의이혼서를 이렇게 작성하는 게 맞는지 '불안'하시다면

이 글을 집중해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합의이혼을 끝내놓고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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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합의이혼서 작성법은 어렵지는 않습니다.

우선 법원 방문 혹은 전자 민원센터를 통해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 양식을 구한 후 각 항목들을 기재하시면 되는데요.

부부 당사자의 인적 사항을 기재한 후 부부 각각의 서명 또는 날인하면 됩니다.

이때 다른 항목은 단순한 인적 사항이지만, ‘등록기준지’라는 게 생소한 분들도 계실 거예요.

쉽게 말해 과거의 ‘본적’이 폐지되면서 이를 대체한 개념인데, 협의이혼신청서와 함께 제출해야 하는 서류인 혼인관계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으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주민등록등본과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친권·양육권자 협의서까지 준비하면 제출할 서류는 끝입니다.

다만 서류를 제출할 땐 부부가 모두 출석해야 하며, 대리인이나 변호사를 통해 대리하여 신청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협의이혼은 신청한다고 바로 이혼이 성립되는 것은 아닙니다.

양식과 절차가 간단한 만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숙려 기간을 주는데요.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3개월, 자녀가 없는 부부이거나 성년이 된 자녀만 있다면 1개월의 숙려 기간을 줍니다.

이 기간까지 모두 끝나면 법원이 지정해 준 확인 기일에 출석해 ‘그럼에도 이혼을 원한다’는 최종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데요.

이때도 역시 두 사람 모두 출석해야 하며, 각자의 신분증과 도장을 가지고 출석하면 됩니다.

총 두 번의 기일을 주는데, 첫 번째 기일에 불출석하면 두 번째 기일에 출석해도 되지만 두 번째까지 불출석하면 이혼 신청을 취소한 것으로 봅니다.

기일에 출석해 '이혼의사확인서등본'까지 교부받으면, 그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 내의 행정기관에 확인서 등본을 제출해고 이혼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등본 제출을 하지 않으면 호적상 이혼한 것이 아니게 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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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려 드린 내용은 스탠더드 한 내용이에요.

재산분할에 대해서도 서로 불만이 없고, 자녀의 친권 및 양육권에 대한 협의도 만족스럽다면 위의 기본적인 절차에 따라 이혼하시면 되죠.

그런데 만약 이런 부분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린다면 더욱 신중해지셔야 해요.

‘혹시 배우자가 숨겨둔 재산이 있다면?’

‘재산을 분배하기로 한 약속을 배우자가 지키지 않는다면?’

‘지금 책정한 양육비가 적정한지 모르겠다면?’

협의이혼은 부부 당사자가 결정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법률적 조언 없이 진행될 경우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의뢰인의 사연이 생각나네요. A 씨는 3살짜리 어린 자녀가 있는 부부로 출산 이후 부부의 다툼이 심해져 결국 협의이혼을 결정하게 되었는데요.

아이가 어리니 엄마인 A 씨가 양육권을 가져가는 것에는 서로 동의하였지만 양육비는 벌이가 많지 않은 남편이 50만 원 정도만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아직 아이가 어리고, 남편이 소득 적은 외벌이인 점을 감안해 A 씨는 알겠다고 하고 협의이혼을 진행했는데요.

하지만 A 씨 이혼 후 남편의 지인을 통해 수익이 알고 있던 것보다 높다는 사실과 양육비 산정기준표와 비교해도 합의한 양육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혼 당시 ‘합의한 내용’에 거짓이 있고, 합리적이지 못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이미 합의한 사안이기에 되돌리기는 어려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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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같은 사례로 뒤늦게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개인이 아무리 확인하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협의를 해도, 놓치게 되는 법적 이슈나 비밀이 있을 때도 있으니까요.

특히 부부가 이혼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의 말을 순전히 믿기 어렵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협의이혼이라고 하더라도 안전한 이혼을 하고 싶다면 전문 변호사를 통해 디테일한 사안들을 꼼꼼히 상담받고 진행하시는 것을 권장 드려요.

특히, 주요 쟁점인 재산분할이나 양육권 지급 등은 협의만으로 충분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혼하고 나서 약속한 돈을 주지 않는다거나, 재산분할을 해주지 않으면 강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에요.

더 심한 경우는 내가 알고 있던 재산이나 소득이 전부가 아니었던 경우엔 애초에 잘못된 합의를 한 것이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의심되거나 사안이 복잡한 경우엔 법적 상담, 아니면 아예 조정이혼으로 진행하여 강제력이 있는 조정조서를 받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재판보다는 비용이나 기간을 단축하면서도,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며 정확하면서도 유리한 이혼을 진행할 수 있거든요.

살면서 번복하기 어려운 것들이 여럿 있지만 그중 인생을 건 '단 한 번의 선택'이 이혼인 것 같아요.

어느 때보다도 신중해져야 하는 순간이지만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은 마음에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잘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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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온 세월이 짧으면 짧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살아 보니 지금 조금 복잡하고 느린 것이, 뒤에 후회를 남기지 않을 때도 많더라고요.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