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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이혼사유6가지, 있다고 다 인정되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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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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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에 정해진 이혼사유는 단 6가지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15년 동안 그 이혼사유6가지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아서 이혼을 못 한 의뢰인을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습니다.


6호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판례가 이 조항 안에 인정해온 사유들만 나열해도 한 페이지가 넘어갑니다.


​도박, 장기 별거, 반복적 폭언, 성관계 거부, 경제적 방치, 심지어 가스라이팅까지 …

1~5호에 없는 거의 모든 상황이 6호로 들어오죠.


그러니 이혼사유6가지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사실상 무한대입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이 조건을 모르면 무한대에도 못 들어가는 소수의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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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만 믿고 있으면 안 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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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이혼사유는 분명히 있는데, 그걸 법정에서 쓸 수 없는 상황인 경우들이 있습니다.


한 번은 남편 외도 증거를 한가득 들고 오신 분이 있으셨어요.


카카오톡 대화, 숙박업소 영수증, 상대 여자와 찍힌 사진까지 꼼꼼하게 챙겨오신 거라 저도 처음엔 어렵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외도를 처음 알게 된 게 4년 전이었고, 그 이후로도 아이 때문에 계속 같이 살았다는 사실을 듣고 저는 질문을 멈췄습니다.


심지어 그 사이에 가족 여행도 여러 번 다녀오셨다는 말씀에, 저는 1호 사유를 머릿속에서 아예 지웠습니다.


외도는 안 날로부터 6개월, 있은 날로부터 2년이라는 기간이 지나면 증거가 아무리 많아도 1호로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가족 여행 기록 같은 것은 상대 변호사 입장에선 '사후 용서'의 증거라는 타깃이 되기에도 좋습니다.


즉, 증거가 없어서 막히는 게 아니라 타이밍이 지나서 막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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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유에서도 이런 경우는 흔합니다.


​남편이 2년째 들어오지 않고 생활비도 끊겼다고 하며 2호 악의의 유기로 문의를 주셨던 분.


​하지만 법정에서는 결국 인정받기는 못했습니다. 법원이 보는 건 별거 사실이 아니라 '가정을 방치하겠다는 의도'인데, 이 부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너무 오랜 기간 참은 탓에 반복성과 패턴을 짐작할 수 있는 진단서도, 신고 이력도 없어 끝내 3호 심히 부당한 대우를 입증하지 못한 분도 있었습니다.


사유가 확실해도 시효가 지나서,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막히는 경우는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만능 사유인 6호를 중심에 놓고 소송을 설계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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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6호가 얼마나 넓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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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의 정식 명칭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입니다.

너무 추상적인 말이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이 추상성이 이 조항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6호로 인정된 판례들을 보면 정말 다양한 사유들이 인정되어 왔습니다.

장기 별거, 반복적 폭언, 성관계 거부, 도박, 과도한 낭비, 경제적 방치, 가스라이팅, 배우자의 형사 범죄, 불치의 정신질환까지 …

​뿐만 아니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혼인이 파탄 났다'는 게 입증되면, 사유가 목록에 없어도 6호로 인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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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남편이 10년 동안 가족 여행 한 번 간 적 없고, 퇴근하면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대화를 나누지 않는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폭행도 없고 외도도 없고 생활비도 꼬박꼬박 입금하니 1~5호에 해당하는 사유는 없었습니다.

다만 대화도, 식사도, 잠자리도 그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는 혼인신고상의 부부에 불과하다는 것뿐이었죠.

저는 이 사건을 6호로 청구했고, 부부 공동생활이 10년간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며 이혼을 인정받았습니다.

물론 이런 6호도 '회복 불가능한 파탄 상태'를 입증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긴 합니다.

​별거 기간이 얼마나 됐는지, 대화를 계속해서 시도했는데 상대가 거부했는지, 혼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는 의사가 쌍방 모두에게 없는지를 종합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 쪽이 조금의 노력이라도 보였다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그래서 6호 소송을 준비할 때 저는 지금까지 관계를 회복하려고 시도한 적은 없는지, 문자, 상담 기록, 대화 시도 등 사소한 흔적들까지 모두 확인합니다.

작은 노력, 시도여도 상관없어요. 상대가 그 시도를 지속적으로 거부했다는 게 쌓이면, 파탄의 책임 소재까지 한 번에 정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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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싶은 사람은 다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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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의 범위가 넓으니 이혼이 다 가능하리라는 생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우선 민법이 채택하는 유책주의에 따르면 혼인을 망가뜨린 쪽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먼저 외도를 했든, 가출을 했든, 때렸든, 관계 개선을 거부했든.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으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그건 6호도 예외가 아니에요. 아무리 파탄 상태가 명백해도, 그 파탄을 만든 주체라면 법원은 청구를 기각합니다.


​다만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도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생겼는데,


  • 상대방이 오기나 보복으로 혼인을 유지하려 할 때
  • 별거 기간이 매우 길고 사실상 혼인이 해소된 상태일 때
  • 미성년 자녀가 없고 상대방의 생계가 충분히 보장될 때


이런 조건들이 겹치면 유책 배우자도 이혼 청구가 인용된 바 있습니다. 물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지,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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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이 가져온 재료를 판사가 받아들이기 좋은 형태로 만드는 것이 저의 1차적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엔 재료가 부족하면 뒤늦게라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도 하고요.


그런데 이미 상해버린 재료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시효가 지나고, 상대에게 빌미를 줬고, 용서의 흔적이 쌓였으면 그때는 방법이 없습니다.


아직 이혼을 결심하지 않으셨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훗날을 기약하고 싶다면, 지금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정도는 미리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두는 게 낫습니다. 재료가 상하기 전에요.


이혼사유6가지 있어도 못 쓰는 경우, 미리 체크하세요!



1. 이혼사유가 생긴 날짜 확인 (특히 외도는 '안 날'이 기준이므로 시효 역산 필요)


​2. 용서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은 즉시 중단! 함께한 여행, 화해 메시지, 관계 재개 모두 해당


3. 파탄 상태를 보여주는 일상 기록 모아두기 (대화 단절, 별거, 거부 정황을 날짜와 함께 메모)


4. 관계 회복 시도 흔적 남겨두기 (상대가 거부했다는 기록이 6호 입증에서 결정적으로 작용)


5. 결심 전이라도 상담받아두기 (재료가 갖춰졌을 때와 상한 뒤의 선택지는 완전히 다릅니다)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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