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 오픈채팅불륜, 달라진 외도의 풍토와 법원의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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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9.20본문
새로운 외도 풍토, 오픈채팅불륜이라니?
최근 상담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새로운 외도 유형이 있습니다. 오픈채팅불륜인데요.
SNS DM을 통한 불륜도 유사한 형태 중 하나입니다.
핵심은 얼굴 한 번 대면한 적 없는 이와의 불륜이라는 공통점입니다.
낯선 사람이 올린 사진 한 장을 보고 접근했다가 연인처럼 발전하기도 하고, 익명의 공간에서 얼굴조차 모르는 이들과 채팅만으로 외도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
도대체 이런 일이 과연 가능한 걸까요?
오늘은 새로운 외도 풍속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픈채팅불륜의 실태부터 외도 성립 여부까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말씀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외도 풍속,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예전에는 외도라고 하면 흔히 동호회나 직장 모임, 동창회 등 오프라인에서 가까워지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다반사였죠.
그런데 요즘은 온라인 문화가 발달하면서 외도의 양상도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SNS DM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끼리 연결되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가 연인처럼 발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건데요.
'배우자의 온라인 불륜이 의심된다'
'오픈채팅에서 이상한 대화를 나눈 것을 봤다'
이런 상담을 해오시는 분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솔직히 제일 처음 이런 문의를 받았을 땐, 그런 외도가 가능하다는 것에 대해 이해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사건들을 맡아 내막을 보니 “아, 이래서 가능하구나” 싶은 부분이 있긴 하더군요.
우선 오픈채팅방은 전화번호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나가 버리면 됩니다.
익명성이 보장되다 보니 접근이 훨씬 쉽고, 실제로 ‘기혼’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불륜 목적으로 개설된 방이 줄줄이 나타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끊어낼 수 있다는 그 가벼움도 접근성을 높이는 데 한몫하죠.
“그래도 대화뿐인데, 외도라고 볼 순 없지 않나?”
문제는 단순한 대화만 나누는 게 아니라는 점인데요.
실제 방의 목적 자체가 유부남, 유부녀의 유사연애인 곳들도 있으며,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법에서는 ‘부정행위’에 대해 육체적 관계만이 아니라 정서적·정신적인 유대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몇 번 대화를 나눈 수준이 아니라, 서로에게 애정을 담아 꾸준히 연락을 이어가고 사실상 연인 같은 관계로 보일 정도라면 충분히 부정행위로 인정될 수 있죠.
결국 오픈채팅방이나 DM에서 애정 표현과 은밀한 대화, 음란 메시지가 오랫동안 오갔다면 “그저 가벼운 대화일 뿐”이라고 넘길 수 없다는 뜻입니다.

불특정 다수와의 음란 대화 vs 특정인과의 연애 감정
이렇게 대화만으로도 부정행위가 될 수 있다면, 법원이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있지 않을까요?
이런 온라인 불륜 사건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와 음란한 채팅을 이어가는 경우
vs 특정인과 사실상 연인처럼 관계를 맺는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둘 다 “바람”처럼 보이죠.
하지만, 법원이 바라보는 시각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여러 사람과 지속적으로 음란한 사진을 주고받거나, 성적인 대화를 반복적으로 이어가는 경우라면 배우자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혼인 지속이 어려운 중대 사유’로 인정될 수 있죠.
반면, 특정인과 애정 어린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꾸준히 연락을 이어가고, 사실상 연인 관계와 다름없는 모습이 드러난다면?
정서적·정신적 부정행위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고, 여기에 상대방이 ‘기혼자’임을 알고도 교제했다면 공동 불법행위자로서 위자료 책임까지 지게 됩니다.
기혼자 전용 오픈채팅방이라면 상대방도 기혼 사실을 몰랐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차이는 위자료 액수에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불특정 다수와 가볍게 채팅을 나눈 경우에는 위자료가 낮게 책정되는 편이에요. 혼인 파탄의 직접적 인과관계가 약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반면 특정 상대와 연애 감정을 확실히 나눈 정황, 게다가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고의성까지 드러나는 경우라면 혼인 파탄의 책임이 무겁게 평가되어 위자료는 더 높게 인정됩니다.

정서적 외도도 불륜, 2천만 원 위자료 인정된 이유
얼마 전 중학생 자녀가 아빠의 휴대폰 속 기혼자 전용 오픈채팅방 대화를 우연히 보며 밝혀진 외도 사건이 있었는데요.
애정 표현과 노골적인 이미지 교환이 이어졌다는 사실에 아이는 큰 충격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남편은 “그냥 농담일 뿐, 흔한 장난”이라고 잡아떼었죠.
다행히 찰나에 아이가 대화창을 전체 캡처하여 자신의 폰으로 보내놓은 덕분에 남편의 행위가 외도임을 입증하는 것이 어렵진 않았습니다.
특정 여성에 대한 애칭과 애정 표현이 반복되고 있었고, 다음 만남을 염두에 둔 약속 조율이 새벽 시간대까지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었죠.
육체적 접촉이 있었는지는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이 정도의 지속적·은밀한 교류는 혼인 신뢰를 무너뜨린 정서적 부정행위로 보기 충분했습니다.
따라서 1년 이상 축적된 대화 흐름, 애정표현의 강도, 시간대와 빈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가벼운 채팅”이 아니라 연인 관계에 준하는 유대였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더불어 방 제목과 입장 조건, 공지 캡처로 ‘기혼자 전용’임이 명확하니, 상대방이 기혼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 어려움을 강조했습니다.
예상대로 법원은 정서적 부정행위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공동 불법행위자로 보았으며, 일반적인 오픈채팅불륜 사건보다 상당히 높은 2천만 원 위자료를 판결해 주었습니다.
이는 자녀가 해당 내용을 모두 보았다는 사실, 그로 인한 아이와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피해, 가정 파탄의 심각성을 모두 입증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만약 이 사건을 전통적인 '대면·육체관계 입증' 틀 안에서 입증하려 했다면 유책 입증과 높은 위자료 인정을 받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외도의 얼굴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마치 재산분할에서 금융 은닉 방식이 정교해지는 것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상식으로 혼자 판단하기보다, 최근 경향과 법리를 아는 전문가와 사건의 성격을 먼저 정확히 규정하는 것이 사건 해결을 더 앞당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번 사건에서 그 변화를 정확히 짚어내는 데 집중했고, 결국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죠.
법을 잘 아는 것보다
현실의 변화를 읽는 게
사건 해결에 더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변호사가 된 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더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죠.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