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관련형사소송 부부싸움이혼 준비 중이라면 소장 내기 전에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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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4.19본문
화가 나면 문을 발로 차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얼굴 바로 앞에서 고함을 지르지만
직접적인 폭력은 없는 상황.
부부싸움을 하다 보면 정확히 폭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협을 느끼는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죠.
그런데 위협한 사람은 때린 적 없으니 폭력이 아니라고 하지만, 당한 사람 입장은 다릅니다. 맞았든 안 맞았든 공포를 느끼는 건 똑같아요.
결론부터 말하면 신체 접촉이 없어도 폭행죄는 성립할 수 있고, 이런 패턴이 반복적이었다면 폭력 유책으로 이혼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반대로 순서를 바꿔 형사 과정 없이 이혼소장부터 내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어디까지 폭행으로 보나?
개인적으로, 명백한 가정폭력 사건보다 부부싸움이혼 사건이 더 까다롭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뼈가 부러지고 진단서가 나온 사건은 오히려 할 일이 명확해요. 증거 정리하고, 피해를 산정해서, 법원에 제출하면 되죠.
그런데 이런 말을 들으면 한 템포 멈추고 좀 더 상황을 디테일하게 파악하게 됩니다.
"직접 때리진 않았어요. 그냥 소리 지르고, 문 차고, 물건 던지고. 몸에 손댄 건 한두 번 흔든 게 다예요."
A 씨가 처음 사무실에 오셨을 때도 하신 말씀은 비슷했습니다. 표정은 담담했는데, 말을 꺼내는 속도가 조금씩 느려졌습니다. 오래 참아온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리듬이었죠.
저는 상황을 장면별로 물어보았어요. 남편이 화낼 때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 물건이 어디로 날아갔는지. 그 자리에 아이도 있었는지.
A 씨의 답을 모두 듣고 난 후 내린 결론은 '이건 부부싸움이혼으로 뭉뚱그리면 안 되는 사안이다.'였습니다.
※ 폭행의 기준은 '신체 접촉'이 아닙니다 형법상 폭행은 신체를 직접 때리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피해자 신체에 근접한 상태에서 고성으로 욕설을 하거나, 동시에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직접 접촉이 없더라도 폭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0도 5716) |
부부 싸움 중 일시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폭언이 오가거나, 폭력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는 많죠(물론 이것조차 형법상 폭행죄는 됩니다).
그런 것까지 법원이 사유로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은 심히 부당한 대우로 보기 어렵다는 판례도 있고요. (대법원 2020므 14763)
"이런 일이 처음이었나요?"
"아니요. 화나면 항상 그래요."
그런데 A 씨의 답변처럼 화가 나면 늘 그랬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싸울 때마다 문을 차고, 물건을 던지고, 얼굴 앞에서 고함을 질렀다면 이 자체로 폭행으로 인정될 여지가 크고, 반복적이었다면 폭력 사유로 인정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몸을 흔든 것 역시 직접 접촉이 있는 유형력의 행사이자 상해로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폭행죄 성립 요건을 갖춘 만큼, 소송에서 남편의 폭력성을 입증하는 직접 증거가 될 수 있었고요.
무엇보다 아이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이 사건에서 다툴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금 당장 신고부터 해야 할까요?
하지만 이런 유책 이혼은 형사 절차로 먼저 판을 짜는 게 더 유리할 때가 많아요.
단순히 남편을 처벌하기 위한 게 아닌, 소송에서 싸울 증거를 공식화하기 위해 신고로 기록을 남기는 거죠.
112 신고 한 번이 쌓이면 경찰 출동 기록이 생기고, 두 번, 세 번 쌓여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되면 접근금지 임시조치가 내려지고, 보호처분 결정문이 나옵니다.
결정문 한 장은 법원이 가정폭력을 인정했다는 공식 문서고, 이걸 들고 소송에 들어가는 것과, 아무것도 없이 들어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싸움입니다.
게다가 증거 없이 소장부터 내면 상대방은 딱 한 마디만 하면 그만이에요. "그런 적 없어요."
입증의 책임은 원고에게 있으니까요.
A 씨는 한참 조용히 있다가 말했습니다.
"조금 더 버텨야 한다는 거죠?"
버티는 게 아니라 준비가 필요한 단계였습니다. 안전하고 확실한 이혼을 위해서요.

증거 없이 소장부터 낸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이후 A 씨는 부부 싸움이 일어날 때마다 남편이 흥분하고 폭력성이 나오면 녹음을 했고,
심한 날은 경찰에 신고했는데, 몇 차례 누적되자 검사의 가정보호사건 처리, 법원의 접근금지 임시조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보호처분 결정문이 나온 뒤에야 우리는 이혼 소송에 들어갔고, 법원은 남편의 폭력성을 기정사실로 보아 다툼 없이 위자료 2,500만 원과 양육권까지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건의 결과보다 기억에 남는 다른 장면이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상담을 받고 떠난 분으로 상황은 A 씨와 거의 똑같았어요. 그리고 상담 드린 내용도 비슷했습니다.
그분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셨지만 그로부터 두 달 뒤, 혼자 소장을 먼저 낸 상태로 다시 오셨습니다.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말에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아 접수했다고 하셨죠.
역시나 재판에서 남편 측은 일체의 위협과 폭력 정황에 대해 부인했고, 결론적으로 이혼은 기각 판결을 받았습니다.
같은 상황이지만 증거 없이 소송부터 제기한 결과, 전혀 다른 결과지를 받게 되신 거죠.
"변호사님, 처음에 저 혼자 소장 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의뢰인은 마지막 연락 때 이런 말씀을 하셨지만 저는 그 말을 듣고 더 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고생하셨다는 말씀만 드렸죠.
그 한 번의 선택으로 얼마나 많은 것이 뒤바뀔 뻔했는지, A 씨 본인 스스로 이미 알고 계신 듯했기 때문입니다.
부부싸움이혼, 안전하게 순서 잡는 법
1. 폭언·폭행 현장 직접 녹음 축적 : 반복되는 일상 속 폭언을 담기
2. 112 신고 : 한 번보다 두 번, 두 번보다 세 번이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3. 임시조치 청구 : 주거·직장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문자 포함 (최장 6개월)
4. 가정보호사건 보호처분 결정문 확보 : 소송의 결정적인 공적 증거로 활용
5. 위 증거를 전부 갖춘 상태에서 소송 제기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