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가성비의 5년? 재산분할 더 이상 가성비 따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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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7.23본문
5년 살면 가성비가 좋다던데...
1년만 좀 참고 살면 재산분할 더 받을 수 있을까요?
가격 대비 높은 효율, 가성비. 저도 물건 살 때 가성비 따지고 삽니다.
그런데 이혼도 그렇게 하시게요?
바람피운 배우자 꼴도 보기 싫고, 이미 마음은 떠났고, 눈만 마주쳐도 화만 나는데...
'가성비' 때문에 좀 더 참고 살아 보겠다?
말도 안 되죠. 만약 그런 생각 하고 계신다면, 잠깐만 이 글에 집중해 주세요.
다 읽고 나면 더 이상 혼인 기간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재산분할에서 유리한 고점을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혼인 기간'은 재산분할의 본질이 아닙니다.
가성비의 5년, 약속의 10년. 이혼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어디선가 한 번은 보셨을 겁니다.
'5년 살고 이혼하면 재산분할 최소 40%, 10년이면 최소 50%는 받는다'라는 의미인데요.
완전히 근거 없는 말은 아닙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혼인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산분할 비율도 높아지긴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늘 강조 드리지만, 이혼 재산분할에는 '공식'이라는 게 없습니다.
똑같이 5년을 살았어도 누구는 40%를 받고, 누구는 70%를 받기도 한다는 거죠.
이러니 저러니 말은 많아도 결국 재산분할의 본질은 '분할 대상의 크기를 키우고, 내 기여도를 높이는 것'에 있습니다.
'가성비의 5년'이라는 말도, 혼인 기간이 길어지면 공동의 재산이 많아지고 그만큼 관여한 정도도 많아지기 때문에 나온 거죠.
혼인 기간을 따지면서 이혼 시점을 고민하거나, 재산분할의 퍼센트를 예측해 보는 분들도 많은 거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조언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고요.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1차원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복잡하고 섬세한 재산분할 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수 없습니다.
저는 그럴 시간에 숨은 재산을 더 찾거나, 기여도를 높일 방법을 궁리하죠.
중요한 건, '기간'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본질'에 집중하면 길은 어떻게든 찾을 수 있습니다.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전업주부, 재산분할에 불리할까?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을 기여도로 인정한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가성비의 5년, 약속의 10년' 같은 다소 비판적인 유행어도 나온 거고요.
경제활동이 전혀 없다 하더라도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가사 노동'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보니 이걸 얼마나 꼼꼼하게 입증하는지가 중요해요.
만약 남편의 외벌이 소득만으로 가계를 꾸리기 버거운 상황이었다?
① 알뜰하게 최저가를 찾아가며 장을 봤다
② 중고 거래를 주기적으로 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였다
③ 자녀의 숙제 및 공부를 도와 학원비를 대신했다
이런 식으로 기여도를 주장하고 그에 맞는 증거를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일상적인 내용에서 법적인 증거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막막하실 수 있는데, 의뢰인의 말 토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듣고 계속 생각하다 보면 어딘가에 단서는 있기 마련입니다.
의뢰인을 빼고는 논할 수 없는 문제
솔직히 '가성비의 5년' 처럼 공식에 대입하듯, '5년 사셨으니까 40% 받으시면 됩니다' 하면 편하고 좋죠.
그런데 재산분할은 저를 위한 일이 아니잖아요? 효율 따져서 편한 일만 하려고 했다면 이혼 변호사가 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재산분할을 대할 때, 절대 어떠한 공식이나 원칙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얽매이면 절대 큰 그림을 그릴 수 없어요.
예를 들어, 원칙적으로 부부 공동의 재산만 분할 가능하다고 알고 있겠지만, 특유재산을 포함시킬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동산을 나눈다고 해도 단순하게 '팔아서 기여도만큼 나누자'가 아니에요.
'현재 시세가 어떤지, 미래 가치는 어떤지'를 따져서 '지금 팔아서 돈으로 나눌까? 명의를 아예 이전해서 가져올까? 넘겨 버리고 돈으로 받을까?'를 생각한다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부동산에 가서 정보를 얻기도 하고, 공인 중개업을 하는 지인에게 꼬치꼬치 캐물어 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뛰어봤자 별로 큰 차이도 없는데 뭘 그렇게까지 하냐'라고 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 이런 말 들어보기도 했고요...)
글쎄요, 저는 단 1%의 차이도 의뢰인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의 인생을 배제시킨 재산분할은 승소했다 해도 이긴 게 아닙니다.
이혼 후 의뢰인의 삶에 1%라도 보탬이 된다면, 지금 애쓰는 시간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죠.
원칙을 벗어난 재산분할 실제 사례 ◈ 남편의 특유재산을 분할 대상으로 남편이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땅 → 의뢰인이 손수 경작한 농산물 판매까지 함 ▶ 남편의 특유재산(땅)에 의뢰인의 기여도 주장 (땅을 경작하여 농사를 지음으로 비옥하게 만들었고, 농산물 판매로 가계에 수익을 더함) ▶ 분할 대상으로 포함, 의뢰인 기여도만큼 땅 분할해서 나눔 (농작물이 있었고, 매각이 쉽지 않았으므로 땅을 가지는 것으로 마무리) |
친한 친구 혹은 동네 언니라고 생각해 주세요.
법적인 분야에 있어서는 제가 전문가인 게 맞지만, 결혼 생활에 대해서는 당연히 당사자가 더 잘 알겠죠.
그래서 제가 의뢰인들에게 하는 말이 있는데, "저를 친구 혹은 동네 친한 언니라고 생각해달라"는 겁니다.
친한 친구한테 하소연하듯 허심탄회하게 모든 걸 털어놓거나... 목욕탕에서 만난 동네 언니(혹은 동생)에게 할 말 못 할 말 다 하는 것처럼 대해 달라는 거죠.
'변호사'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인지, 이야기하는 걸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이건 너무 사소한데, 내가 좀 치졸해 보이지 않을까?, 법은 아무것도 몰라서... 이런 이유들로 숨기거나 축소시키죠.
그런데 법을 모르니까 변호사가 있는 거고, 별거 아닌 부분에서 엄청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어요.
뭔가를 판단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고, 두서가 좀 없어도 좋으니까 무조건 솔직하게 털어놓을 준비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를 '변호사'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정말 친한 친구 혹은 동네 언니로 대해 주신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무실에서는 일부러 옷도 편하게 입고, 변호사 배지도 달지 않아요...)
일상 속에서 기여도의 단서를 찾는 방법! 의뢰인에게 하루 일과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시간 순으로 써도 좋고, 사건만 간략히 기록해도 괜찮아요. ex) 전업주부였던 실제 한 의뢰인의 오전 일과 내용 일부 기상 - 아침상 차리기 - 첫째 방 침구 청소 - 둘째 씻기기 - 안방 침구 청소 - 둘째 등원 시키기 - 설거지 - 청소기 돌리기 - 시장 장 보기 ▶ 주장 : '가사 및 육아 노동에 충실했다' ▶ 증거 : '아침상 사진', '집 청소 사진', '유치원 출석 사항(지각 x)', '가계부', '의뢰인이 식재료 가격 비교하며 끄적인 노트' 등 |
가성비의 5년? 약속의 10년? 빼박의 20년?
재산분할은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닙니다.
수학 공식에 대입하듯 접근하면,
절대 '유리한 답'을 찾을 수 없어요.
공식이 없기 때문에
복잡하고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죠.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