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유책배우자양육권, 유불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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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5.15본문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아이를 키우겠다는 거야?'
얼마 전, 집에서 TV를 틀어놓고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요.
어느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툭 나오더라고요.
가볍게 보고 있다가, 그 장면에서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그런 걸까?
외도를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모가 될 자격까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부부로서는 서로를 배신했을지 몰라도,
아이에게만큼은 여전히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을 수 있는데 말이죠.
정말 유책배우자양육권은 불가능한 이야기일까요?
만약 이혼에 책임이 있어도 아이만큼은 지키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책배우자양육권, 가능할까?
양육권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의 대부분 의뢰인은 '가능성'부터 물어보세요.
"제가 유책배우자인데 양육권 가질 수 있을까요?"
"저 같은 경우에도 가능할까요?"
우선 정답부터 말씀드릴게요.
'네, 유책배우자도 양육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법원은 혼인 파탄의 책임과는 별개로,
양육권을 결정할 땐 아이의 복리와 양육 환경, 애착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보통 변호사들은 유책배우자들의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 가능성에 대한 답변부터 주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저는 가능·불가능에 대한 답변보다 이런 부분을 더 중요하게 여쭤봐요.
"앞으로 아이와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냐 없냐를 따지기 전에 아이와 어떤 미래를 보내고 싶은지를 듣고 싶거든요.
그리고 자기 스스로에게도 그런 질문을 해보시길 바라고요.
이유는 두 사람의 행복이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제게 '의뢰를 맡기려는 분의 행복'과 의뢰인과 함께 살아갈 '아이의 행복' 말이죠.
그래서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어떤 책임을 지려고 하는지, 진심을 먼저 확인한 다음 비로소 법률 전략을 고민해요.
아무리 유책배우자라도 아이에 대한 진심은 또 다른 문제이기에 이 진심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나누는 편입니다.
양육권 분쟁 이후의 삶이 진짜 삶이니까요.
'이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럼 유책배우자양육권, 주장도 하고 받아올 수 있느냐?
하지만 또 100% 그렇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유책과 양육권이 별개 문제는 맞지만, 유책 과정에 아이에게 소홀했거나 양육 참여가 저조했던 이력이 드러나면 '부모로서 실격'으로 연결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외도 유책인 경우에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는커녕 밤늦게까지 외박이 잦았다든지, 중요한 시기에 아이 곁에 거의 없었다든지 한다면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라고 판단될 수 있죠.
또한 폭력 유책 사유인 경우, 아이 앞에서 부부 싸움이 반복됐다거나, 아이에게까지 언어적·신체적 폭력이 일부라도 행해졌다면 아이의 복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동으로 보게 되고요.
그래서 이런 정황들이 있다면 아무리 현재 양육 의지가 강하다고 해도 부모로서의 신뢰를 쉽게 회복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따라서 아이를 향한 마음이 간절할수록 '입증'해야 합니다.
내가 자녀의 복리를 책임질 자격이 있는 부모란 사실을요.
함께했던 사진이나 대화 기록 중 법원이 의미 있게 볼 수 있는 부분은 선별하고, 주거 환경이나 생활 계획은 양육계획서 형태로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또 아이의 정서적 안정이나 복리 향상을 설명할 수 있는 학교생활 기록, 병원 진료 기록 등도 꼼꼼히 챙겨 법원이 믿을 수 있는 스토리로 제시해야 하죠.
이렇게 제출된 '양육계획서', '진술서', '증거서류'를 토대로, 법원은 자녀 복리 판단과 양육자 적합성 심사를 진행합니다.
특히 유책배우자는 양육권자로서도 적합보다는 부적합에 가깝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기에 일반 분쟁에 비해 더 각별히 신경을 써야만 해요.
유책배우자양육권 문제가 유책과 별개라고 해서 불리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거든요.

외도 유책에도 양육권을 받아낸 사례
양육권자로서도 많이 불리한 상황에서 찾아오셨던 한 분의 사례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은 전업주부로, 혼인 중 외도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책배우자가 되셨죠.
남편 쪽에서는 의뢰인에 대해 외도 중 아이 돌봄을 소홀히 하고, 경제적 능력도 전혀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었어요.
솔직히 말해 법원에서도 좋게 볼 리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차례의 상담을 거치면서 전 한 가지만큼은 확실히 느껴졌어요.
단순히 '내가 키우겠다'가 아니라, "아이 인생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고 싶다"라는 각오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후 법원이 우려할 만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보완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 능력은 단기간에 키우기 어렵지만, 친정 부모님의 현실적인 양육 지원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제출했고,
아이와의 정서적 유대관계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함께 지낸 일상 기록, 학교 상담 기록, 아이가 표현한 애착 자료를 수집했어요.
또한 향후 경제적 자립을 위한 계획서(취업 준비, 자격증 취득 예정 등)까지 정리해 '막연한 바람'이 아니라 부모로서 준비된 의지를 보여주려 했습니다.
이 과정 중에도 남편 측은 "아내의 경제력 없음"만을 주장하고, 아이를 향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양육자로서의 준비성은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죠.
결국 법원은 현재 상황뿐 아니라 "누가 더 아이의 미래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했고, 의뢰인에게 양육권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저는 양육권 문제만큼은 의뢰인의 요구에 앞서 아이의 눈으로 보고, 아이의 삶을 기준으로 판단하려고 합니다.
아이에게 더없이 좋은 부모라는 판단이 들 때, 저 역시 막힘없이 조력할 수 있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내드릴 수 있으니까요.
부모의 실수가 아이의 삶까지
정의해버려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책임지고자 하는 진심만 있다면,
저는 그 손을 끝까지 잡고 함께 가겠습니다.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