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욕하는 남편과 이혼할 수 있을까? 반드시 챙길 2가지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5.03.28본문

“그 사람이 저를 때리진 않아요.
근데… 매일 저를 사람 취급하지도 않아요.”
욕을 하는 남편, 거친 말투, 무시, 비난, 협박…
상대는 그저 “말 좀 심한 거 가지고 예민하게 굴지 말라"라고 합니다.
"때린 것도 아닌데, 그런 걸로 이혼이 되냐"라는 말도 덧붙이죠.
하지만 그 ‘말’이 반복되면, 사람은 서서히 무너집니다.
존엄을 갉아먹고, 자존감을 짓밟으며,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흔히 듣는 말이 이겁니다.
“제가 이상한 걸까요?”
오늘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법이 인정하는 폭력은 주먹만이 아닙니다.
말로도 충분히, 누군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법원도, 그리고 저도 알고 있습니다.
욕하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 정말 참아야만 하는 걸까요?
그리고 만약 이혼을 결심했다면, 무엇을, 어떻게 챙겨야 하는 걸까요?

욕하는 남편, 이혼 사유일까?
남편의 매일 같은 모욕적인 말에 의뢰인은 지쳐 있었습니다.
처음엔 화가 나서 그런 줄 알았고, 나중엔 버릇처럼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자, 그 말들은 일상처럼 박혀버렸죠.
“정신 좀 차려라, 진짜 한심하다.”
“너 같은 여자가 뭘 하겠냐.”
“내가 너랑 결혼한 게 인생 최대 실수다.”
말끝마다 비난이 붙었고, 아이 앞에서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남편은 손찌검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당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말이 좀 센 거지, 난 폭력은 안 썼어. 그걸로 이혼한다고? 그게 어디 말이 되냐.”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때린 것도 아닌데, 그 정도로 이혼이 가능하냐고 묻죠.
하지만 법원은 다르게 판단합니다. 폭력이 반드시 신체에 대한 것만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지속적인 언어폭력과 인격 모독, 상대방을 무가치하게 만들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하는 행위도 혼인관계를 회복할 수 없게 만든다면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혼이 성립되려면 단순히 "기분 나쁜 말 한두 마디"가 아니라,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이 사건의 핵심이었고, 저는 그 입증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죠.
구조와 지속성에 주목
“처음엔 말싸움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 말은 사라져 있더라고요.”
의뢰인은 오랜 시간, 남편의 거친 말과 무시, 비난을 견디며 살아왔습니다.
“그냥 말투가 센 편”이라는 말로 넘기려 했지만, 문제는 그 말이 하루 이틀이 아닌, 몇 년 동안 반복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일시적 다툼이 아닌, 구조적인 언어폭력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먼저 확인한 건 지속성이었습니다.
카카오톡 대화, 통화 녹음, 가족 앞에서의 모욕적인 언행.
하나하나를 정리하다 보니, 감정적인 말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인 인격 침해였다는 구조가 드러났습니다.
다음은 피해의 강도였습니다.
의뢰인은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고, 심리 상담 기록이 남아 있었습니다.
남편의 언어폭력이 의뢰인의 정신적 고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의료기록을 중심으로 정리해 법원에 제출했죠.
꼭 챙겨야 할 2가지는?
언어폭력으로 이혼이 인정되는 순간, 많은 분들이 안도하면서도 동시에 망설입니다.
“그래도 외도나 폭력처럼 심한 건 아니었는데… 위자료나 양육권까지 유리하진 않겠죠?”
하지만 저는 그럴수록 더 강조해서 말씀드립니다.
욕하는 남편과의 이혼일수록, 위자료와 양육권은 반드시 챙겨야 할 항목입니다.
왜냐하면 언어폭력은 겉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는 마지막까지 책임을 부정하려 들고,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피해자의 권리를 더 철저히 주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남편은, “욕은 좀 했지만 가정은 책임지려고 했다"라며 오히려 양육권을 자신이 갖겠다고 주장했고,
위자료에 대해서도 “정당한 이혼인데 왜 돈을 줘야 하느냐"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가지에 집중했는데요.
첫째, 위자료.
이혼이 성립된 이후 저는 실제 피해의 ‘규모’에 집중했습니다.
남편의 언어폭력이 단지 감정적인 상처에 그치지 않고, 의뢰인의 직장 생활에 영향을 주고, 상담치료와 약물 복용으로 이어진 현실적 피해로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이를 의료비 지출, 상담 기록, 근무 환경 변화 등으로 구체화했고, 법원에 일상 기능이 저해될 만큼의 침해가 있었음을 근거 있는 자료로 설득했습니다.
사실, 위자료 사건을 다룰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단순한 피해자의 ‘고통’이 아니라 ‘손상된 일상’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드러나느냐입니다.
감정적 주장보다는 입증 가능한 피해의 정도와 범위, 이 점이 위자료 액수를 좌우하죠.
그 결과, 법원은 이례적으로 위자료 1,5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공감에 기대지 않고, 설계된 증거로 이끌어낸 결과였습니다.
둘째, 양육권.
남편은 “아이한테는 손댄 적도 없다"라며 끝까지 양육권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달리 보았습니다.
욕설과 비난이 아이 앞에서도 반복됐고, 아이가 그걸 그대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는 정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정서 불안 증상, 학교에서의 상담 기록, 주변인의 증언을 통해 아버지와의 환경이 오히려 아이에게 정서적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고,
그 결과, 법원은 의뢰인에게 단독 양육권과 주 양육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해 주었습니다.
당연히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도, 아무도 챙겨주지 않으면 빠져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끝까지 싸워서라도, 꼭 챙겨야 할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조력합니다.
이혼은 관계의 끝이 아니라, 다음 인생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말은 때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폭력보다 깊은 상처를 남기죠.
보이지 않는 상처일수록,
더 정교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무게를 대신 설계하는 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