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관련형사소송 가정폭력 임시조치 없이는, 안전한 이혼도 불가능합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5.08.25본문
요즘 ‘안전 이별’이라는 말, 자주 회자되죠.
연인 사이의 이별에서조차 극단적인 사건들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어떻게 잘 헤어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안전하게 벗어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었죠.
“이번에만 많이 화가 나서 실수한 거겠지”
아뇨, 폭력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 정교해지고, 더 은밀해지고, 더 치명적이게 되죠.
오늘 이 글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당장 살아남기 위한 절차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이 바로 ‘가정폭력 임시조치’입니다.
경찰도 가해자를 막지 못합니다
“112에 신고하면 경찰이 와서 격리해 주겠지.”
가정폭력 피해 상황에서 경찰에 신고한 건 정말 잘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다음 절차를 이렇게 믿고 있었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입니다.
경찰이 하는 '현행범 체포'는 단지 사건 조사를 위한 일시적 신병 확보일 뿐입니다. 장기적인 구금이나 격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법원의 구속영장이 필요하죠.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정폭력 가해자의 상당수가 ‘초범’, ‘부부 사이의 갈등’, ‘반성’ 등을 이유로 영장이 기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경찰은 사법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건 ‘현장 분리’나 ‘체포’ 수준까지지, 법적으로 가해자를 집 밖으로 내보내거나, 연락을 금지할 권한은 없습니다.
그러니, 체포된 가해자는 며칠 후 아무런 법적 제약 없이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고, 심지어 더 큰 위협을 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가정폭력 임시조치’예요. 법원이 발동하는 긴급 보호 명령이죠.
???? 가정폭력 임시조치 내용 - 가해자의 주거지 퇴거 및 100m 이내 접근금지 - 가해자 및 자녀에 대한 직접·간접 접촉 금지 - 전화, 문자, SNS 등 모든 통신 수단 차단 -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 제한 -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 입원 또는 유치장 유치 |
이러한 조치들이 유의미한 이유는 법원의 ‘명령’이자, 이를 어길 경우 별도의 형사처벌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가해자가 접근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집 근처에 나타났다?
피해자가 112에 신고하는 순간, 경찰은 이를 ‘법원 명령 위반’으로 간주하고 즉시 긴급체포할 수 있습니다.
위반 정황이 명백하면 구속영장 청구, 실형 선고까지 이어질 수 있고요.
하지만 이 임시조치, 무조건 신청이 되는 것은 아니고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폭력 상황에서 증거를 모으는 방법
가정폭력 임시조치에 대해 법원은 세 가지를 확인하려 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실제로 폭력이 있었는가,
그 폭력이 반복되거나 다시 일어날 우려가 있는가.
그리고 이걸 '증거'로 증명해야 해요.
???? 이런 증거가 필요합니다 - 상해 관련 자료 : 병원 진단서, 의무기록지, 약 처방전 등 - 현장 정황 증거 : 폭행 직후의 사진, 영상, 112 신고 기록, 통화 녹음 - 문자 및 카카오톡 대화 내용 : 가해자의 협박, 사과, 반복적인 통제, 감시, 모욕성 표현 - 주변인의 진술서 : 폭력을 직접 목격한 주변인의 사실 확인서, 이웃, 가족 등 제3자의 진술 |
그런데 여기까지 보시곤 아마 힘이 빠지실 거예요.
'누가 그런 증거 모아야 하는 거 모르나?
맞고 도망치기도 바쁜데 증거를 모을 정신이 어딨어'
당연히 잘 압니다.
폭력이 일어나는 순간, 핸드폰을 켤 여유가 어디 있을까요? 영상 찍으려다 더 큰 폭력을 유발할 수도 있죠.
게다가 긴장한 상태에서는 디테일을 기억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맞은 건 기억나지만, 몇 시였는지,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흐릿하죠.
이처럼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증거를 수집하라’는 건 때로 너무 잔인한 요구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법은 증거 위에만 움직입니다. 근거가 없이 강제적 조치를 취할 순 없으니까요.
그러니, 단 하나라도 괜찮습니다.
단 한 장의 진단서, 몇 줄의 문자 메시지, 그날 밤 남긴 통화 녹음이라도 …
그 하나에서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여러분과 자녀를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어요.

계속 나아가셔야 합니다
이 가정폭력 임시조치가 발령되면, 당장은 가해자와의 물리적 접촉이 막히고, 연락도 제한되니 살 것 같다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이 조치는 최대 2개월 이내의 한시적 조치예요.
이후 연장하려면 다시 ‘재신청’ 절차가 필요하고, 그 사이에 가해자가 전략을 바꿔 접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요.
“왜 내가 집에서 나가야 돼?”,
“네가 신고만 안 했어도 이런 일 없었잖아”
게다가 최근엔 이런 가해자들이 더 큰 분노와 복수심을 키우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고요.
그래서 권장 드리고 싶은 조치는 형사고소, 보호 처분(보호명령) 신청 등입니다.
상해, 협박, 특수폭행 등 폭력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 처벌 가능성이 높아지기만 해도 접근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요.
그리고 2개월을 넘어 더 긴 보호가 필요한 경우 최대 6개월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보호 처분을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걸 어기면 위반 시 즉시 구속은 물론 형사처벌도 가능하죠.
그리고 마지막 조치는 …
폭력 가해자와 반드시 결별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남편이 주는 돈으로 애 키우는 건데요…"
만약 이런 이유로 가정폭력에 노출된 채 견디고 있다면, 양육권도, 재산분할도 모두 성공적으로 받아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폭력은 명백한 재판상 이혼 사유입니다. 따라서 이혼이 가능한 것은 물론, 위자료까지 받을 수 있어요.
당연히 돈을 아무리 잘 버는 부모라도, 폭력 부모에게는 양육권이 가지 않게 할 수 있으며, 재산분할도 전략만 잘 세우면 당장 아이를 키우기에 부족하지 않게 받아낼 수도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을 그렇게 도와드렸고요.
오늘은 평소보다 더 단호하게 말씀드렸죠.
단순한 이혼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안전과 목숨이 걸린 일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용기를 내기 어렵다면,
믿을 만한 사람들과 먼저 이야기해 보세요.
한 마디, 한 걸음.
그 작은 움직임들이 당신을 더 밝은 곳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