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사실혼위자료, 왜 법률혼보다 적게 받을 수밖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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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5.17본문
"친구랑 상황이 똑같아요. 둘 다 8년 살고, 남편 외도로 헤어진 것도 같고.
근데 친구는 3,000만 원 받고 저는 1,000만 원 판결 받았어요. 말이 되나요?"
최근 소송에서 이기고도, 의문만 더 깊어져 오신 30대 여성분이 있었습니다.
어느 한 쪽의 외도가 더 심했거나, 혼인기간 차이가 있거나, 자녀의 차이도 없는 정말 비슷한 이혼이었지만 결과는 달랐다고 하셨어요.
딱 하나의 차이는 혼인 형태의 차이였습니다. 친구분은 법률혼이었고, 이 분은 사실혼이었습니다.
사실혼위자료는 법률혼 위자료와 산정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왜 법률혼보다 적게 나올 수밖에 없는지, 소송 전에 무엇을 달리했어야 하는지 차이를 알았다면 이 분의 결과는 친구분과 비슷했을지 모릅니다.
사실혼 입증만큼 위자료 금액이 달라진다?
이 30대 여성분의 이혼 사연은 '8년 동거, 상대방의 장기간 외도, 일방적 파기'로 함축될 수 있었습니다.
위자료로 치면 제가 봤을 때 최소 2,000만 원은 받을 수 있는 사건으로 보였어요. 그런데 재판부가 인정한 금액은 1,000만 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재판부가 편파적이거나, 사건을 대충 봤거나 했던 걸까요? 그건 아니었어요.
왜 이런 판결이 나왔는지는 저 역시 짐작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법률혼은 혼인신고라는 공적 기록이 있죠. 판사 입장에서는 두 사람의 법적 관계에 대해 따로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법률혼 위자료 소송에서 재판부는 파탄의 원인과 책임에만 집중합니다. 관계의 실체는 이미 전제되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혼은 달라요. 혼인신고가 없다는 건 단순히 서류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재판부 입장에서는 이 관계가 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관계였는지를 먼저 따지는 게 우선순위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의 근거는 당사자가 직접 가져오고 입증해야 하고요.
무슨 말이냐면 입증된 만큼만 관계가 인정되고, 인정된 만큼만 사실혼위자료가 나온다는 뜻입니다.
이게 사실혼이 법률혼보다 낮게 산정되는 구조적 이유이고, 의뢰인이 똑같은 상황임에도 친구분의 이혼에 비해 2천만 원이나 적은 위자료를 판결 받은 이유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사실혼위자료에서 금액을 결정하는 첫 번째 관문은 판사가 이 관계를 '부부로 보느냐'입니다.
그런데 의뢰인은 이를 입증할 만한 게 많지 않았습니다.
공동 명의로 된 자산도 없고, 재정을 함께 운용한 기록도 따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상대방 가족과 교류도 많지 않았고, 지인들에게도 제한적으로 관계를 공개했습니다.
외도 입증도 연인 사이 같은 카카오톡 대화 캡처 몇 개와 통화 녹음뿐, 기간이나 정도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실제 판결문을 보니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실질적 혼인 기간을 8년이 아닌 3년으로 봤고, 외도의 정도가 관계 파탄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판결문을 보고 나서 저는 한 가지가 궁금했어요.
'8년을 살았다고 하시는데, 정말 그 증거들뿐이었을까?'
이야기를 다 들어보니 그녀에게는 생각보다 많은 입증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 함께 살림을 합친 이후 신혼여행 떠났던 기록
- 명목이 불분명한 이체들이지만 매월 주기적으로 상대방과 이체를 주고받은 내역(경제 공동체의 증거)
- 어버이날, 명절, 부모님 생신마다 선물을 보낸 택배 기록
- 서로 지인들 결혼식에 함께 참석한 사진들
의뢰인은 이런 사소한 자료들이 부부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죠.
결혼식 사진, 가족 행사 사진, 공동 명의 서류 같은 공식적인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살림을 합친 그날부터 남편의 3년 외도까지, 그 모든 기록을 맥락으로 엮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거예요.
결코 위자료 1000만 원짜리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사실혼 싸움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
그래서 사실혼 분쟁은 법률혼보다 관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법률혼은 유책 사유만 입증하면 됩니다.
상대가 외도를 했는지, 폭행이 있었는지, 누구의 책임으로 관계가 파탄 났는지 이 싸움에만 집중하면 돼요. 관계의 실체는 혼인신고가 이미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재산분할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인 기간 동안 형성된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사실혼은 다릅니다. 유책 사유도, 재산분할도 '우리가 실제 부부였다는 증명' 뒤에 가능한 분쟁입니다.
위 의뢰인처럼 8년 중 고작 3년만 입증할 수 있으면 3년짜리 위자료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8년을 입증하면 그제야 법률혼 수준을 인정받게 되고요.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사실혼 사건에서는 전략을 단일화하면 안 됩니다.
상대의 유책 사유가 명확하고 입증이 충분하다면 위자료 싸움에 집중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유책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재산분할에 더 집중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를 모르고 위자료 하나만 보고 들어가면, 시간은 시간대로 비용은 비용대로 쓰고도 남들보다 못한 결과를 받아들 수밖에 없어요.
이혼이라는 현상은 같아도, 처한 상황도 가진 재료도 모두 다릅니다.
조건이 비슷해 보여도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건 그래서입니다.
제 역할은 의뢰인이 주어진 조건에서 가능한 시나리오 중 제일 유리한 방향으로 싸울 수 있게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사실혼위자료도 마찬가지입니다. 받을 수 있는 걸 다 받으려면, 싸우기 전에 먼저 어디서 어떻게 싸울지를 정해야 합니다.
법률혼만큼 받으려면 이것부터 챙기세요.
1. 함께 살기 시작한 시점을 특정할 수 있는 기록 확보 (이사 내역, 계약서, 사진 등)
2. 주기적인 이체 내역 정리 (명목이 불분명해도 흐름이 보이면 경제 공동체의 증거가 됨)
3. 양가 가족·지인과의 교류 기록 모으기 (명절 선물 택배, 함께 참석한 행사 사진 등)
4. 상대방 유책 증거는 기간과 경위가 특정되는 방향으로 구성할 것
5. 유책 입증이 어렵다면 재산분할 중심으로 전략을 재설계하는 것도 방법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