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가출이혼, 집 나간 배우자와 빠르게 끝내는 법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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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12.20본문
기다리는 사람은 항상 힘듭니다.
기다림은 선택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으니까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대의 행동을 기다리며 그 사람이 돌아올지, 연락할지, 책임을 질지조차 알 수 없다는 불확실함 속에 매달려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건 '배우자가 집을 나간 뒤 남겨진 분들'이 겪는 상황입니다.
생활비도 끊기고, 연락은 닿지 않고, 집안의 문제는 모두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데 정작 법적으로는 묶여 있어 새로운 시작도 할 수 없는 상태.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은 가출 그 자체보다 배우자의 가출 이후 아무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방치되는 시간 때문에 더 지쳤다고들 하십니다.
떠난 사람은 이미 자기 삶을 살고 있는데, 남은 사람만 계속 발이 묶여 있는 것이죠.
오늘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가출이혼은 어떨 때 성립하고, 어떻게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출이혼, 사유로 인정되려면?
요즘은 인터넷 정보도 많다 보니, 이혼 사유 자체는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오시면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집 나가면 바로 악의의 유기 아닌가요? 이혼 사유라던데요?”
하지만 늘 말씀드리듯, 상황마다 다릅니다. 집을 나갔다는 ‘행위’만으로는 아무것도 단정할 수 없어요.
법원은 '왜' 나갔는지, 그 이후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까지 포함해서 모든 상황을 두루 살핍니다.
먼저, 내게 책임 있는 이유 없이 상대가 집을 나간 경우라면? 배우자의 ‘악의의 유기’가 맞습니다.
갑자기 연락을 끊어 버리고, 생활비도 중단하고, 집안 문제는 내버려둔 채 사라졌다면, 정당한 이유 없이 혼인 생활을 포기한 것이 맞으니까요.
이런 경우 이혼 책임은 가출한 이에게 있고, 상대 없이 이혼 가능한 '공시송달이혼' 절차도 가능해지죠.
근데 가출이혼에는 내가 상대가 나가도록 원인을 제공한 경우도 있어요.
반복된 폭언이나 폭력을 행사했다거나, 외도 등 유책을 먼저 제공해 상대가 집을 나간 상황이라면, 가출은 '정당한 방어'가 됩니다.
한편, 가출이혼에서 실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은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되어 이혼을 앞두고 따로 사는 경우인데요.
부부가 서로 이혼을 논의했고, 각자의 공간에서 지내기로 합의한 별거인 경우 ‘악의적 유기’로 보지 않습니다.
이미 혼인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만큼 깨진 상태에서 따로 사는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핵심은 가출 여부가 아니라 배경과 이유, 그리고 그 이후 행동에서 혼인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있었는가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겁니다.

간단한 만큼, 쉽게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럼 상대에게 유기의 유책이 있는 상황에서는, 가출이혼을 할 때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까요?
이혼은 협의이혼 또는 재판이혼으로 나뉘는데, 두 방식 모두 '상대가 존재'해야 가능한 방식이에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 수 없는 상대 배우자와는 그 어떤 이혼도 할 수 없어서 헤어지지도 못하고 서류상으로만 부부인 채로 사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가능한 것은 상대 없이도 가능한 '공시송달이혼'입니다.
상대의 주소도, 연락처도 알 길이 없어서 송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일 때, 법원 게시판에 일정 기간 게시하면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고 재판상 이혼을 진행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 공시송달이혼은 그 절차 자체가 매우 간단하고, 빠르게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한 가지 조건을 꼭 충족해야 합니다.
바로 '정말로 방법이 없다'는 점이 명확해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에게 재판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최대한 알려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알릴 방법이 없어 부득이 공시송달을 선택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먼저 ‘현재 주소지’가 효력을 상실했는지 확인부터 해야 합니다.
아무리 가출한 지 오래됐어도, 송달은 일단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시도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송달에 실패하면 폐문 때문인지, 이사인지, 수취인 불명인지와 같은 사유가 기록으로 남게 되고, 이 기록들이 공시송달의 근거가 됩니다.
만약 주소지도 없다? 은행·통신사·근로내역·건강보험 등 생활 흔적이 남는 기관을 통해 사실조회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단 하나에요. 배우자의 소재를 알기 위해 원고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겁니다.
"어차피 안 나올 사람인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가끔 이런 질문을 하는 분도 계시지만, 공시송달이혼 절차가 간단한 만큼 억울하게 이혼 당하는 이가 없게 하려면 이런 절차는 꼭 필요한 절차는 맞습니다.
소재 확인 절차도 여러 차례 시도되고, 주소 보정·사실조회 등 필요한 조치가 모두 이루어졌음에도 상대방이 끝내 발견되지 않을 때, 그때 비로소 공시송달이 허용되죠.

공시송달이혼으로 여는 제2의 인생
공시송달까지 도달했으면 그 이후부터의 절차는 비교적 빠르게 움직여요.
우선, 공시송달이 허가되면 법원 게시판(또는 관보)에 송달 내용이 게시되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송달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 시점부터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되는데, 상대방이 출석하지 않기 때문에 재판은 자연스럽게 무변론으로 이어집니다.
무변론이라는 말은, 원고의 주장과 제출된 증거만으로 재판부가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즉, 상대 배우자가 반박할 기회도, 자료를 제출할 기회도 없기 때문에 원고가 정리한 사실관계만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이때, 가출 후 연락이 두절되고, 생활비 지급은 중단되고, 일상적 책임 방기 등이 확인되면 혼인을 유지하려는 최소한의 태도조차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며, 악의의 유기로 보고 원고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는 거죠.
사실 이미 배우자가 가출한 지 오래된 상황에서 서류를 정리하는 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갑자기 이혼을 하기 찾으실 땐 서류상 정리가 급하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재혼을 해야 하거나, 상속받는 과정에서 부재자의 존재를 빼야 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소득 합산으로 인해 불리한 상황에 처하거나 하는 등이죠.
그래서 대부분 빠른 이혼을 원하십니다.
공시송달이혼은 그 자체로도 간단한 이혼 절차이지만, 소재지 확인 등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는 등 그 안에서도 시간을 절약할 전략들이 분명 있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처럼, 긴 기다림 끝에 마침표는 빠르게 찍으실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떠난 사람의 선택은 바꿀 수 없지만,
남겨진 사람의 시간은
다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 시계가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돕겠습니다.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