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가사비송사건을 대하는 상속변호사의 가치관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4.11.05본문
단순한 법적 절차가 아닙니다.
한 사람의, 아니 한 가정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일이죠.
15년간 가사전문변호사로 일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어요.
이혼, 입양, 상속 … 이런 사건들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거예요.
사무실에서, 법정에서 만나는 의뢰인들의 불안과 기대, 그리고 희망이 교차하는 그 눈빛들.
'내가 과연 이분의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때로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해요.
오늘은 가사비송사건을 대하는 상속변호사로서 느끼는
저의 책임감과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가사비송사건, 무엇인가요?
'비송'이라는 말,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비송이라는 말은 아닐 비(非)와 '송사(訟事)'가 결합된 말로, 즉 '소송, 다툼'이 없다는 뜻이에요.
쉽게 말해, 누군가와 싸우는 게 아니라 법원에 어떤 것을 '신청', ‘청구’하는 거죠.
예를 들어볼까요?
상속·유언이나 개명, 실종 또는 재산분할, 친권 등에 대해 한 번씩은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상대 없는 사건으로 법원이 감독 역할을 하거나(라류), 상대방은 있지만 법원의 판단이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마류)들이죠.
‘법원이 판단을 내려주는 게 일반 소송 아니냐고요?’
일반 소송에서는 패소를 하면 항소를 할 수 있지만, 이런 비송사건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못한다는 차이가 있어요.
그만큼 법원의 직권이 깊이 관여되면서, 때로는 직권탐지주의에 따라 직접 증거를 조사하기도 하는 특수한 절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사비송사건에서 다루는 주요 사건들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들을 다루나요?"
먼저, 대표적으로는 상속 포기, 한정승인, 상속재산 관리인 선임 등 '상속'과 관련된 사건들이 있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상속과 남겨진 재산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부분이죠.
가령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의 성공 여부에 따라서 기존의 일상을 유지할 수도, 갑자기 채무자가 될 수도 있으니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닙니다.
또 인생의 중요한 사건인 ‘이혼’과 관련된 절차들도 있어요.
친권자 지정 및 변경, 양육비 청구 등이 있는데, 특히 양육과 관련해선 법원의 직권이 크게 개입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경제력 좋은 남편이 자녀의 양육권을 가져가는 것에 부부가 합의했더라도, 조사 결과 남편의 학대 전력이 확인됐다면 법원의 직권으로 양육자 지정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만큼, 부모 양 당사자의 주장에 구애되지 않고 법원이 직접 조사하고, 확인한 것에 따라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는 것이죠.
분쟁 가능성이 있다면? 재판으로 가는 길!
그런데 이미 느끼셨겠지만, 위 사건들 중에는 분쟁이 발생하는 사건들도 있습니다.
의뢰인 중엔 상속의 한정승인으로 처음 문의하셨지만, 공동상속인들의 격렬한 반대로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으로 전환하신 분도 계세요.
한편 약속된 양육비를 받지 못해 지급명령을 신청했지만, 그래도 받지 못해 마지막 수단인 양육비미지급소송으로 진행한 의뢰인도 계시죠.
이처럼 합의가 이상적이지만, 분쟁 가능성이 있다면 비송사건을 '가사소송'으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은 비송사건보다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상황에 따라선 비송 절차를 생략하고 처음부터 소송으로 진행하는 편이 더 효율적일 때도 있어요.
처음 비송사건으로 진행했다가 소송으로 전환하면, 시간과 비용이 이중으로 들 수 있어 의뢰인에겐 오히려 부담이거든요.
물론 이런 판단은 의뢰인과 상대방의 상황, 조건, 유사 판례, 최근 판결 경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진행해요.
재판은 최후의 수단으로 놓고 고려하고요.
특히 가족 간의 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법적 다툼을 줄이고, 화합하고 화해하는 방향으로 조율해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법정에서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이후의 삶이잖아요. 가족과의 관계, 마음의 평화, 이런 가치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을까요?
그럼에도 만약 재판이 불가피하다면?
그럴 땐 당연히 의뢰인의 편에 서서 전력을 다해 싸웁니다.
제 본분은 의뢰인의 편에 서서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충실히 변호하는 일이니까요.
저는 이 사건이 끝난 이후 의뢰인의 삶을 먼저 생각해요.
때로는 당장 발 앞을 보는 것보다
먼 산을 볼 때 더 나은 선택을 하니까요.
인생의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항상 놓지 않겠습니다.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